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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새로운 날

카페에서 배운다

by 들꽃영주 2025. 10. 15.

카페에 앉아 책을 읽다 보면, 주변의 손님들이 묘하게 정답게 느껴진다.
각자의 대화가 배경음악처럼 스며들고, 그 속에서 사람 사는 온기가 전해진다.
누군가는 사무적인 목소리로 바쁘게 통화하고, 또 누군가는 지난 추억을 나누며 웃는다.

오늘은 창가 쪽에 앉은 두 분이 눈에 들어왔다.
한 분은 백발에 짧은 양말과 스포츠화, 깔끔한 재킷 차림으로 세련된 기운이 있었다.
다른 한 분은 검은 머리에 평범한 복장, 조용히 책을 들여다보며 차분한 분위기를 풍겼다.
말이 많지 않아도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한 기운이 두 사람 사이에 흘렀다.

궁금함이 일어 그들의 관계를 물었다.
“친구예요.”

짧은 대답 뒤에 한 분이 덧붙였다.
“나는 좀 정적인 편이고, 저 친구는 늘 동적이에요. 그래서 아까 잠깐 강변길을 걸고 왔죠.”

순간, 그 말이 내 마음을 건드렸다.
정적인 나와 동적인 나 — 두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의 두 얼굴이었다.
책을 읽으며 고요를 즐기는 나, 동시에 세상과 부딪히며 걷고 싶은 나.
그 두 면이 늘 내 안에서 공존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어느새 내 안의 ‘분신’처럼 느껴졌다.
나도 그들처럼, 고요와 움직임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하루를 살아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오늘 카페에서 나는 책보다 더 깊은 ‘나’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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