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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기고글

외로움이 좋다

by 들꽃영주 2025. 4. 12.

시골에서 혼자 지낸지가 10년이다. 집을 지은 뒤 텃밭을 가꾸는 노동은 힘들다. 그러나 노동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노동이야 조절하면 되지만 정작 힘든 것은 외로움과 허무였다. 하루 이틀은 혼자서도 즐겁게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엔 뭔가 이상해지며, 이게 뭐지 싶다가 점차 이게 외로운거라는 걸 알게 된다. 음악감상, 산책, 독서 등을 하면서 이겨나가려 노력해보지만 그리 만만치 않다. 시골에서 혼자하는 취미활동이란 게 도시에서의 활동과 다르다. 날씨나 분위기에 따라서 또 그날 읽은 책의 내용에 따라서 좋은 느낌도 있지만 자칫하면 외로움과 허무함에 빠져들기 십상이다.

허무는 스쳐가는 시간이 조금 짧다. 반면에 외로움은 우리 모두에게 깊이 잠재 돼 있는 본능적인 것이며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감정이다. 외로움은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어도 느낄 수 있다. 그 외로움을 이기기 위해 우리는 만남을 꾀하는 지도 모른다. 도시에서는 지나가는 사람을 보기만 해도 외로움을 잊을 수 있다. 처음엔 홀로 지내는 시간이 여유롭고 즐거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외로움이 스멀스멀 다가왔다. 외로움이 깊어지면 공황장애와도 연결될 수 있다. 그래서 죽음과도 많이 친해졌다. 핑계삼아 혼술도 오랫동안 했었다. 결국은 공황장애로 병원 치료도 받기도 했다.

지나고 보니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외로움이었다. 다만 강하고 약함이 있을 뿐이었다. 필자에게는 조금 강하게 왔을 뿐이다. 실은 그 과정이 나에게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집중하다보면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기 쉽다. 외로움을 느낀다는 것은 그것을 이겨나가는 내면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 변화를 찾아나서라는 경고다. 지금은 외로움이란 단어를 쓰지 않는다. 외로움은 인간이 만들어낸 쓸데없는 감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외로운게 아니라 심심한 거다. 심심한 것을 외로움이란 단어로 포장해서 아파하는 것이다. 어쩌면 필요없는 감정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외로움을 즐거움으로 승화시켜 삶의 에너지로 충전해야 한다. 외롭다는 생각이 들면 즉각 다른 놀이로 즐겨버린다. 다양한 놀이에 오히려 즐거운 생활이 될 수 있다.

풀을 뽑고, 산책을 하고, 음악을 듣고…. 카페에서 책을 읽으며 사람 구경으로 즐거운 순간을 보내기도 한다. 감정은 수시로 변화한다. 다가드는 감정을 객관적인 사고로 느끼며 그 감정을 즐겨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공부를 하게 된다. 또는 그 순간에 어울리는 활동을 다양하게 한다. 잠에서 깨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게 가부좌를 틀고 명상에 들어가는 거다.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을 어루만지며 생존해 있음을 즐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텅빈 하루를 건강하게 살기위해 플랭크 3분으로 건강을 챙기며 시간의 소중함을 몸으로 확인한다. 지저귀는 새소리를 듣고 좋아하는 음악을 감상하며 소중한 하루를 열 준비를 마친다.

다가오는 텅빈 하루를 독서하면서 새로움으로 채우는가 하면 보고 싶은 사람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스치는 바람 결을 오감과 육감으로 느끼는 것도 즐거움이다. 느낌대로 영화를 보면서 주인공도 되어보고, 맛집과 멋있는 카페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이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살아가는 데 있어 이러저러한 어려움이 당연히 있다. 고민거리도 있다. 아픔도 있다. 그런 어려움과 고민거리도 살아있기에 즐길 수 있는 거다. 장자는 “인생은 잘 놀다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빨라지는 인생의 속도에 조급함도 생기지만 호흡 조절하며 하나씩 순간을 즐겨야 한다. 어려움, 아픔마저 즐길 수 있으면 좋을 거 같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즐기면 되는 거다.

가고 싶은 곳에 찾아가고,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보고 싶은 사람을 보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단순하게 살다보면 내게 슬며시 찾아오는 외로움을 떨쳐낼 수 있다. 외로움도 마찬가지다. 외로움 마저 즐기다 보면 별 문제없이 지나가게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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